건설업법위반[대법원 2000. 8. 22., 선고, 98도4468, 판결]
【판시사항】[1] 설계 및 시공이 분리·시행되는 건설공사의 시공에 있어 공사의 관리 기타 기술상의 관리를 위하여 현장에 배치된 건설기술자가 설계도서의 검토를 게을리 하여 경험 있는 기술자라면 쉽사리 알아차릴 수 있는 철근배근상의 하자 및 정착길이의 부족을 발견하지 못한 경우, 건설산업기본법 제93조 제1항의 '건설공사의 안전에 관한 법령에 위반한 경우'에 해당되는지 여부(적극) [2] 설계변경이 필요한 경우, 건설공사의 시공관리 및 기술관리를 위하여 현장에 배치된 건설기술자가 취하여야 할 조치
【판결요지】[1] 건설기술관리법이 설계와 시공을 분리하고, 설계의 타당성에 대하여 별도의 심의를 거쳤음에도 시공자로 하여금 다시 이를 검토하게 한 것은 설계도서대로의 시공가능성 여부를 검토하는 외에 단계적이고 반복적인 확인절차를 거침으로써 건설공사의 안전을 보다 확고히 하려는 데도 그 취지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, 건설공사의 시공에 있어 공사의 관리 기타 기술상의 관리를 위하여 현장에 배치된 건설기술자가 설계도서의 검토를 게을리 하여 경험 있는 기술자라면 쉽사리 알아차릴 수 있는 철근배근상의 하자 및 정착길이의 부족을 발견하지 못하였다면 이는 건설산업기본법 제93조 제1항이 정한 건설공사의 안전에 관한 법령에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. [2] 설계변경과 관련한 법령 및 감리업무지침서의 제 규정과 구 건설업법(1996. 12. 30. 법률 제5230호 건설산업기본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) 제33조 제1항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, 건설공사의 시공관리 및 기술관리를 위하여 건설 현장에 배치된 건설기술자로서는 반드시 적법하게 작성된 설계도면에 따라 시공하여야 하고, 설계변경이 필요한 경우에는 위 법령 및 감리업무지침서가 정하고 있는 절차를 밟은 다음에야 비로소 시공할 수 있다고 할 것이며 책임감리원의 지시가 있었다 하여 이를 달리할 것은 아니다.
【참조조문】 [1]
건설산업기본법 제93조 제1항
[2]
구 건설업법(1996. 12. 30. 법률 제5230호 건설산업기본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) 제33조 제1항(현행 건설산업기본법 제40조 제1항 참조) ,
건설산업기본법 제93조 제1항
【전문】【피고인】【상고인】피고인들
【변호인】변호사 민병현 외 1인
【원심판결】수원지법 1998. 11. 27. 선고 97노3094 판결 【주문】상고를 모두 기각한다.
【이유】상고이유를 본다. 1. 설계 및 시공이 분리되어 시행되는 건설공사에 있어 건설현장에 배치된 건설기술자의 설계도서 검토의무의 범위에 대하여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이 시행하는 일정한 규모 이상의 건설공사에 있어서는 설계의 타당성과 시설물의 안전 및 공사시행의 적정성에 대하여 중앙위원회 또는 지방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고{건설기술관리법(1997. 1. 30. 법률 제52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, 이하 같다) 제23조 제1항}, 감리전문회사·건설업자 또는 주택건설등록업자는 당해 건설공사를 시공하기 전에 설계 등 용역업자가 작성하여 제출한 설계도서를 사전에 검토한 후 그 결과를 설계 등 용역을 발주한 발주청에 보고하여야 하며(위 법 제23조의2 제2항), 그 경우 건설업자 등은 설계도서의 내용이 현장조건과 일치하는지, 설계도서대로의 시공이 가능한지와 그 밖에 시공과 관련된 사항 등을 검토하여야 하고{구 건설기술관리법시행규칙(1997. 8. 25. 건설교통부령 제1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, 이하 같다) 제14조의3}, 특히 건설기술관리법 제34조 제1항 제2호에 기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이 제정한 도로공사표준시방서 105-3은 건설공사의 계약자로 하여금 설계서를 검토함에 있어서 주요구조물의 공법, 구조해석, 철근배근 및 수량, 기초정착 심도를 검토하여 누락, 오류, 구조안전성 등의 이상유무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. 건설기술관리법이 위와 같이 설계와 시공을 분리하고, 설계의 타당성에 대하여 별도의 심의를 거쳤음에도 시공자로 하여금 다시 이를 검토하게 한 것은 설계도서대로의 시공가능성 여부를 검토하는 외에 단계적이고 반복적인 확인절차를 거침으로써 건설공사의 안전을 보다 확고히 하려는 데도 그 취지가 있다고 할 것이다. 따라서 건설공사의 시공에 있어 공사의 관리 기타 기술상의 관리를 위하여 현장에 배치된 건설기술자가{구 건설업법(1996. 12. 30. 법률 제523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, 이하 같다) 제33조 제1항} 설계도서의 검토를 게을리 하여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경험 있는 기술자라면 쉽사리 알아차릴 수 있는 철근배근상의 하자 및 정착길이의 부족을 발견하지 못하였다면 이는 건설산업기본법 제93조 제1항이 정한 건설공사의 안전에 관한 법령에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. 이와는 달리 건설기술자는 오로지 시공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설계도면을 검토하는 것으로 족할 뿐 표준시방서의 설계편에 규정된 구조안전 등에 관한 부분은 건설기술자가 관여할 바가 아니라는 전제하에서, 원심의 판단에 시공기술자와 책임감리원의 책임의 분리 및 시공기술자의 설계도서 검토의무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, 이유불비, 이유모순 등의 위법이 있다는 상고 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. 2. 설계변경이 필요한 경우 건설기술자가 취하여야 할 조치에 대하여 건설공사에 있어 감리원 또는 감독자는 시공이 설계도면 및 시방서의 내용에 적합하게 행하여지고 있는지를 확인, 감독하여야 하고{구 건설기술관리법시행령(1997. 7. 21. 대통령령 제154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, 이하 같다) 제52조 제1항, 제56조 제1항}, 감리전문회사·건설업자 또는 주택건설등록업자는 공사 착수 전에 설계도서를 검토하고 그 결과를 발주청에 보고하여 발주청으로 하여금 시정·보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여야 하며(건설기술관리법 제23조의2 제2항), 공사시행과정에서 설계의 변경이 필요한 경우에는 건설공사감독자는 시공자로부터 설계변경에 필요한 설계도면·수량산출서 등 관계자료를 제출받아 설계변경도서를 작성하여 소속기관의 장에게 제출하여야 하고{건설기술관리법시행규칙 제43조 [별표 18] 3. 마.}, 한편 건설기술관리법시행규칙 제34조 제4항에 의거, 발주청·건설업자·주택건설등록업자·감리전문회사 및 감리원 등으로 하여금 책임감리와 관련된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하기 위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이 제정한 감리업무수행지침서 3.4.3.에 의하면, 시공자는 현지여건과 설계도서가 부합되지 않거나 공사비의 절감 및 건설공사의 품질향상을 위한 개선사항 등 설계변경이 필요한 경우에 설계변경사유서, 설계변경도면, 개략적인 수량증감내역서 등의 서류를 첨부하여 책임감리원에게 제출하며, 책임감리원은 기술검토의견서를 첨부하여 발주기관의 장에게 보고한 다음 발주기관의 장의 방침을 얻은 후 시공하도록 하여야 한다. 이와 같은 설계변경과 관련한 법령 및 감리업무지침서의 제 규정과 앞서 본 건설업법 제33조 제1항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, 건설공사의 시공관리 및 기술관리를 위하여 건설 현장에 배치된 건설기술자로서는 반드시 적법하게 작성된 설계도면에 따라 시공하여야 하고, 설계변경이 필요한 경우에는 위 법령 및 감리업무지침서가 정하고 있는 절차를 밟은 다음에야 비로소 시공할 수 있다고 할 것이며, 책임감리원의 지시가 있었다 하여 이를 달리할 것은 아니다.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적법한 설계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원심 공동피고인이 임의로 정정하여 준 도면을 가지고 그대로 시공한 피고인 1의 행위가 건설공사의 안전에 관한 법령에 위반한 행위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, 거기에 설계자와 책임감리원, 시공기술자 사이의 업무범위와 상호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및 건설공사의 안전에 관한 법령위반의 점에 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. 이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. 3. 피고인 1의 과실과 교각분열과의 인과관계의 존부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당초 종구형으로 설계되었던 교각의 구조를 티(T)자형으로 변경하면서, 단차가 있는 코핑(COPPING) 하단부를 기준으로 코핑길이에 맞는 장철근을 사용하지 아니한 채 코핑 중앙부위에서 철근을 좌우로 분리하여 배근하고, 나아가 위 분리 배근시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착길이마저 확보하지 아니한 설계상의 하자에 있었고, 위와 같은 하자는 구조계산이나 역학계산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경험있는 건설기술자라면 이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.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사착공과 동시에 주요구조물의 공법, 구조해석, 철근배근 및 수량 등을 검토하여 누락, 오류, 구조안전성 등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여야 할 피고인 1이 위 변경된 설계도면의 검토를 게을리 하여 위와 같은 잘못을 발견하지 못하고, 나아가 위 코핑의 방향 및 길이를 변경함에 있어서도 관계 법령이 요구하는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철근의 배근 상태 및 정착길이의 적정성 여부조차 검토하지 아니하고 단지 종전의 설계도상에 감리원이 임의로 정정하여 준 도면에 따라 시공을 하였다면, 시공자에게 설계도서 검토의무를 부과하고 설계변경시 일정한 절차를 취하도록 한 법령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과실이 이 사건 사고 교각의 균열과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다. 원심판결의 이유설시 중에는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보이나, 결과적으로 피고인 1의 과실이 이 사건 사고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본 것은 정당하고(피고인들의 주장은 정당한 절차에 따른 설계변경 및 검토가 이루어졌더라도 배근 및 정착길이 등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을 것이라는 가정적인 판단을 전제로 하는 것에 불과하다),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인과관계의 존부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.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. 4.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.
대법관 박재윤(재판장) 서성 유지담(주심) 배기원 |